드디어 일주일 전에 꼬맸던 턱의 실밥을 뽑는 날이다. 

실밥 때문에 씻기도 불편했고 먹는 것도 힘들었는데 시원한 마음이다.

고대구로 병원 응급실에서 처음 꼬맸기 때문에 거기서 실밥을 뽑으려고 했지만 응급실 진료비가 너무 비싸서 동네 정형외과에 가서

뽑기로 결정을 했다. 잠깐 소독하는데 2만 6천원 정도 진료비가 나와서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 뒤에 진료 받으러 온 애기와

애기엄마가 있었는데 팔을 다쳤는지 여부를 확인하러 응급실에 왔는데 거기는 나보다 더 하다. 진료비가 10만원이 나온 것이다. 

그 애기엄마의 당황해하던 목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사실 당사자가 아닌 나도 놀랬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놀랬을까.

그 뒤로 응급실은 가지 않기로 결심을 하게 된 것 같다. 동네 병원에서 진료 받으면 사실 만원도 안나올텐데 응급실이라는 이유로, 진료비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근처에 정형외과가 있어서 병원에 갔다. 

이제 어린이날을 앞두고 연휴가 있어서 그런지 병원에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서 계속 기다렸다. 

그리고 접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다른 병원에서 꼬맸어도 실밥을 푸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셔서 병원 배드에 누워서 실밥을 뽑았다.

그래도 지난번에 응급실 의사선생님이 실밥을 꼼꼼하게 꼬매주셔서 그런지 상처가 잘 아문 것 같았다.

실밥을 푸는데 실밥이랑 살이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아, 푸는데 조금 따가웠다. 실을 굵은 것, 얇은 것을 번갈아 가면서 꼬매주셔서 그런지

실밥을 푸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다 풀고나니 기분이 너무 상쾌했다. 

매일 얼굴 씻고 나서 실밥 있는 부분이 물이 닿아, 소독하고 연고바르고 반창고 붙이는게 일상이 되어갔는데, 이제 실밥만 풀면

거기서 자유로울 수 있다.

피부가 조금 약해서 실밥을 푸는 과정에서 피가 났지만, 그것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금방 아문다고 했다.

그래서 연고랑 반창고를 붙이고 병원을 나왔다.

병원을 가기 전에 오랜만에 편의점 도시락을 먹어서 밥 생각이 따로 없었지만, 이따가 청주집에 가려면 뭐라도 먹어둬야 했기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샌드위치를 먹었다. 오전에 먹은 도시락이 너무 맛있어서, 국물까지 싹 다 비웠는데, 그래도 오늘은 먹을 복이 터졌다.

이제 슬슬 집에 내려갈 준비를 해야겠다. 청주에 가면 오랜만에 부모님도 만나고, 우리 강아지도 만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인다.

얼른 청주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