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비밀정원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여정, 천로역정

모네그라미 2018. 4. 16. 17:01



여러분은 사후세계를 믿는가? 나는 믿는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죽음 이후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 하고 있다. 죽음이 두려운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헤어짐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형제와 자매,

그리고 친구들.. 죽음은 이들과 이별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우리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죽고 난 후에 우리에게는 어떤 세상이 펼쳐지게 될지, 그 세상도 행복할지 아니면 불행할지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어느 누구도 거기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 한다.


하지만 죽음 이후에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에게 펼쳐진다면, 그리고 그 세상 속에서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지금과 같이 두려워하게 되진 않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이 땅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한 해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그 만큼

죽음에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서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단지, 매일의 바쁜 일상은 우리에게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힘겹고 때로는 고통스럽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어쩌면 현실이 죽음보다 더 힘겹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슬픈 현실이다.


천로역정이라는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의 책이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성경책 다음으로 소중하다고 불리워질 만큼

유명하고도 가치가 있는 책이다. 물론,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이 읽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고 조금은 불편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교회에 다니는 여부와는 상관없이 어느 누구나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제에 나온 것 처럼 이 책은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우리는 흔히 이 땅을 살아가는 삶을 나그네의 인생이라고도 한다.

태어나는 데에는 순서가 있지만 죽음에는 순서가 없는, 내일의 일도 알지 못하는 우리의 삶은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하다. 아무리 가족이 있다 해도

죽음 앞에서 우리는 혼자가 된다. 내가 짊어진 짐을 나 혼자서 지고 가야하는 인생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면 제일 먼저 울음을 터뜨린다.

아기들이 태어나면 우는 것처럼 이 힘겨운 세상에 나오게 된 우리는 눈물로 인생을 시작한다. 


어쩌면 구원을 향해서, 천국을 향해서 나아가는 여정 또한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많은 고통과 고난, 그리고 장애물을 넘어가야만 이를 수 있는 곳,

가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고,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는 곳, 수 많은 유혹들이 나를 둘러싸지만 그것을 이겨내야 하는 여정, 이 모든 것들은 쉽지가 않다.


이 책의 주인공은 크리스천이다. 그는 멸망의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언제부터인가 그에게 지워진 짐은 점점 커지고 무거워져 간다. 

그렇기에 크리스천은 자신의 짐으로 인해서 힘겨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고 그가 읽고 있는 책은 그에게 고뇌를 안겨준다.

그 책을 읽은 그는 자신은 저주받아 죽을 수 밖에 없고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는 죽고 싶지도 않고 심판받기를 원치 않는다. 

그런 그에게 전도자라는 사람이 나타난다. 당신이 죽고 싶어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묻자, 크리스천은 이렇게 답한다. 죽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심판 자리에 나설 차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처형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전도자는 묻는다. 그럼 당신은 사태가 심각

하다면 어째서 손을 놓고 있느냐고.. 그러자 크리스천은 어디로 가야할 지 알지 못하겠다고 대답을 한다. 

전도자는 넓은 들판에 손가락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 멀리 빛을 향해 걸어가십시오. 머지않아 좁은 문이 보일 것입니다. 그 문에 다다르면 노크를 하시오. 거기서 누군가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일러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크리스천의 여정은 시작이 된다. 

크리스천은 천국이라는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골짜기에서 치열한 싸움을을 하고, 신실이라는 친구를 만나 동행하고, 시험을 받고,

절망의 손아귀에 붙들리기도 하고, 맹렬한 공격을 당하는 등 온갖 고초를 당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갈 때 결국에는 새 예루살렘 성이라는

목적지에 도착을 하게 되고 그의 여정은 마무리가 된다.


천로역정에 나온 문장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람들이 짓는 죄와 비방은 모두 용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의심을 떨쳐버리고 믿음을 가지십시오."


"그래서 '보이는 것은 잠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 하다고 하는게 아니겠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상에 속한 일들과 육신의 욕구는

서로 부대끼지만 이 땅의 것들은 세속적인 욕망과 쉬 어우러지지. 눈에 보이는 세상을 외면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에 소망을 두는 이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까닭이 거기에 있다네. 이 세상과 육체의 욕구는 금방 친해지고 육신에 속한 사람과 영원한 것들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나게

마련이라오."


"수없이 많은 상처를 입고 입힌 끝에, 마침내 사내는 병사들의 방어선 사이로 길을 뚫고 궁전 안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순간, 안에 있던 이들과 성벽 위를 거닐던 이들이 일제히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오라! 어서 오라! 영원한 영광을 얻으리니!""


"고개가 높아도 오르고 말겠어.

역경 따위가 날 막을 수는 없지,

생명으로 가는 길이 여기 있음을 알고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자. 기죽을 일도, 겁먹을 것도 없다.

쉽지만 끝이 비참한 그릇된 길을 걷기보다

힘들어도 바른길을 가는 편이 훨씬 나으니."


"이렇게 멀리 왔네.

죄 짐에 짓눌린 채.

달래줄 이 찾을 수 없어

안에 감춘 깊은 슬픔


마침내 이르렀네.

이곳은 얼마나 멋진가!

여기는 그저 시작이리라

온전하고 영원한 축복이여!


이제 짐은 떨어졌네.

내 등에서 영원히

붙들어 맸던 끈은 풀리고

은혜가 슬픔을 잘라냈네.


복된 십자가여! 복된 무덤이여!

그리고 가장 복된 분이여!

나를 위해 수치를 당하신

기꺼이 모욕을 받으신 주님이여!"



끝까지 가고자하는 목적지, 구원에 이르기 위해서는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그것을 얻기 위해서 우리 앞에 놓여진 수 많은 위험과

어려움을 이기고 넘어섰을 때 비로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의 길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나도 아직 그 곳에 가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그 순례의 길을 꼭 걸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스페인과 프랑스 접경 지대에 있다고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였던 야고보의 무덤이

있느네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로 향하는 약 800km에 이르는 길이라고 한다. 1987년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가 출간된 이후 유명해져서 매년

성지순례 인파가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다녀온 사람들은 외로운 그 길을 걸으면서 어려움도 겪고 위기도 겪었지만 그때마다 자신들을 도와준 손길들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발견하고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왜 순례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가? 어떻게 보면 나 자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우리의 삶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더 알고 싶기 때문에 그 길을 나서려고 하려는 것일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순례의 길을 통해서 내가 살아

가야 할 진정한 이유와 목표를 다시 재정비하고 다짐했던 그 마음으로 일상을 순례의 길처럼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산티아고 순례의 길을 걷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천로역정이라는 책을 통해서 우리의 삶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부터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과 답을 찾았으면 한다. 그 길이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밝지만은 않고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다가온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

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지를 안다면 결코 두렵지 않다. 그리고 목적지가 확실하다면 우리는 그 길을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 이 하루동안, 짧게 나마 나의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실현할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기를

또한 죽음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함으로 오늘, 그리고 매일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면서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