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일상 속에서 쉬어가기
요즘 날씨가 부쩍 더워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침, 저녁으로 꽤 쌀쌀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한 여름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이렇게 날씨가 더워진 요즘 몸도 조금 지치고, 동생도 힘들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동생도 나도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느라
뒤돌아볼 여유 없이 달리는 것만 같았다. 우리에게 놓여진 문제들이 많다. 경제적인 부분, 그리고 연애, 결혼, 그리고 꿈 등
이 모든 것들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 없는 것 같아서 불안한 나날들이다.
어쩌면 우리 같은 청년들이 살아가기에 가장 힘든 시대가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부모님 세대에는 모두가 다 함께 가난했고 어려웠기 때문에 가난이 흠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오늘날은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 속에 사는 것처럼 보여도, 그 이면에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겉모습이 풍요롭기 때문에 가난을 드러낼 수 없는
그런 아이러니한 시대이지는 않을까?
일자리는 부족하고, 특정 직업군에만 취업 경쟁률이 높아가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주변에도 보면 벌써 5~6년 째 취업 준비를 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취업준비에 나섰지만 취업의 문턱에서
계속 넘어지는 그들을 볼 때면 내 마음도 아프다. 나도 어쩌면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를 연명해나가는 그런 불안한 상황이어서
그 준비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조금이나마 느끼고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그저 가늘어도 좋으니 길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나의 소박한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직장에 다니는 것이 나의 꿈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나의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이루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내게 주어진 현재를 잘 살아내야만 내가 원하고 그리는 미래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래 일할 수 있는 그런 직장을 다니는 것이 현재의 꿈이다.
동생과 같이 자취하며 산지 벌써 9년이 되었다. 그 동안 많이도 싸우기도 했고, 울기도 했고, 웃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부모님과 다 같이 살 때는 동생에 대해서 많이 몰랐던 것 같다.
부모님과 떨어져서 산 지난 9년 동안 동생의 새로운 모습들을 알게 되었다.
마냥 어린 줄 알았던 동생이 생각보다 강인했다는 것, 그리고 독립적이고 당당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너무 강인해서 때로는 그것이 나에게 상처가 되었던 적도 있었음을.. 동생과 함께 한 시간들이 필름처럼 지나간다.
서로에 대해서 실망하기도 하고, 또 의지하기도 하고 고마워하면서 우리 둘은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지금도 어쩌면 현재진행형이지만 그래도 누구보다도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나의 핏줄이기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같이 카페에서 음료를 시켰다. 동생은 상큼한 것이 먹고 싶다며 키위주스를, 나는 단 것이 먹고 싶어서 초콜릿 프라페치노를 먹었다.
그리고 입이 좀 심심해서 어니언 베이글도 시켜서 먹었다. 동생과 음료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이야기의 레파토리는 비슷하다. 그저 현재의 일상과 앞으로 꿈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 그리고 결혼, 연애에 대한
잡담들, 이런 이야기들을 정신없이 하다보면 어느 새 시간은 금방 흘러있다.
우리가 하는 고민들이 몇 년 전에도 했던 고민이기도 했고, 그 중에서는 이루어진 것도 있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동생의 존재는 나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베스트 프렌드라는 것,
어떤 상황이 온다고 할지라도 끝까지 내 곁에서 든든하게 있어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제 동생과 나도 각자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함께 살 날도 얼마 남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더욱 의미있게 보내야 할 것이다.
어쩌면 매일 함께 하기에 소중함을 몰랐던 지난 날들을 돌이켜서, 앞으로의 시간을 귀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조금 더 양보하고 배려하여, 서로의 소중함을 더욱 지켜나갈 수 있도록,
떨어져 살게 된다고 하더라도 언제든 어려운 순간이 오면, 그 순간들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소중하게 여기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