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비밀정원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영화 더 기버 : 기억 전달자

모네그라미 2018. 5. 27. 18:52




기억이란 무엇일까? 기억이라는 존재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게 하기도 한다.  우리는 지나간 시간들을

기억하면서 때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시절들을 추억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의 과거 기억들이 

행복한 것들로만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기억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는 고통들이 있을 때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억에 대해서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어떤 때는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이렇게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은 독약이 되기도 하고, 고통을 이기는 진정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우리의 기억이 사라져 버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고통도 느낄 수 없고, 모든 것이 평등하고 행복하기만 한다면, 그런 유토피아가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러나 정해진 시간에 집에 돌아가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고, 

남녀간의 그 어떤 접촉이 있어서도 안된다. 모든 감정들은 전부 통제가 된다. 고통과 슬픔이 없기 때문에 사랑의 감정은 있을 수 없다.

나라에서 정해준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고, 나라에서 정해준 가족들과 살아야 한다면, 우리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할까?


여기에 대한 물음을 던져준 영화가 있다. 바로 "더 기버: 기억 전달자" 라는 영화이다.

모든 것이 평등한 이상적인 나라이다. 주인공인 조나단에게는 멋진 가족과 어린 시절부터 죽마고우처럼 지내온 단짝친구들이 있다.

그의 삶은 모든 것이 완벽하며 행복하다. 현재에 대한 걱정도 없고, 미래에 대한 염려도 없다. 모두가 똑같이 만들어진 집에서 살기 때문에

빈부격차라는 것도 없다. 비가 내리지도 않고 눈이 내리지도 않는다. 언제나 따뜻하기만 하다. 그 곳은 바로 이상적인 유토피아인 "커뮤니티"이다.

이제 조나단은 모든 학업의 과정을 마치고, 이제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단짝 친구들도 직업을 부여 받고 다른 아이들도

직업을 부여받았으나, 조나단만이 호명되지 못하고 홀로 남아 있었다. 그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특별한 직업이 부여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기억전달자" 라고 하는 임무였다.

기억 전달자라는 것은 그 동안 커뮤니티가 존재하기 이전부터 존재 했던 과거의 모든 역사들을 기억으로 남겨서 그 다음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임무

였다. 그 임무에 조나단이 선택된 것이다. 조나단은 매우 뜻밖의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된 것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 일을 충실하게 해내고자 한다.


원래 커뮤니티 사회에서는 사과를 하고, 거짓말도 해서는 안되고, 규칙을 어겨서도 안되지만, 단 예외적으로 기억 전달자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허용이

된다. 그렇게 자유가 주어지지만 자신이 보고 알게 된 모든 기억과 훈련의 과정들은 외부에 발설하면 안되게 되어 있었다. 

그 이전과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조나단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만끽한다. 그리고 기억 전달자의 임무를 위한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훈련을 통해 과거의 기억들을 경험하면서 조나단의 삶은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지금 커뮤니티에는 없는 고통과 행복, 기쁨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자유로움과 문화들, 그것들을 경험한 조나단은 혼란스러워진다. 그리고 커뮤니티의 삶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한편 감정을 억제하는 약을 몇달 째 투여하지 않던 조나단은 자신 스스로도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단짝 친구였던 피오나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게 된 감정에 눈을 뜨게 된 조나단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그보다 더한 세계가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나단의 집에 한 아기가 맡겨지게 되고, 조나단은 그 아기가 자신처럼 훗날 기억 전달자가 될 아이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피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훈련시켜주는 기억 전달자로부터 커뮤니티의 진실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이 평등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아이들을 죽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자신의 아버지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기를 죽이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조나단은 자신의 가족이 진정한 가족이 아니라 그저 공동체를 유지하게 위해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보살폈던 아기가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조나단은 결단한다. 그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

위험 속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그는 자신의 훈련자로부터 커뮤니티 너머의 세계에 가면, 모든 기억을 해제할 수 있는 탑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게 기억의 탑에 가게 되면, 커뮤니티 사람들의 모든 기억은 돌아오게 되며, 커뮤니티는 무너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조나단은 아기를 구하고, 커뮤니티를 넘어서 기억의 탑으로 향하게 된다. 그곳은 커뮤니티의 세계와는 달랐다. 매우 더웠고, 춥고 눈보라가 치는 곳이었다.

그렇게 아기와 함께 탑을 향해 나아가던 중, 피오나와 그의 단짝친구는 조나단, 그리고 그의 훈련자는 조나단을 도왔다는 이유로 죽음에 처하게 된다.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조나단은 길을 헤메던 중, 극적으로 기억의 탑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 가자마자 커뮤니티는 모든 기억을 되찾게 되고, 친구들과

그의 훈련자는 죽음의 위기로부터 벗어나게 되면서 이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이 영화에서 기억과 감정은 매우 중요한 흐름으로 이야기되어지고 있다. 우리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기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동물들도 분노와 사랑과 같은 애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인간과 

동물을 구분짓는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모든 책과 음악, 영화, 미술 그 모든 문화 속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뺀다면 살아남을 것이 얼마나 될 수 있는가.

모든 것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마무리 된다. 그리고 우리의 존재 자체도 사랑으로 생겨난 것이다. 

어떤 말과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 분명 정말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인데, 너무 아늑해서 설명할 길이 없는 단어,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도 있겠지만,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연약한 것들에 대한 사랑도 포함이 된다. 

진정한 정의를 구현하는 힘도 사실은 사랑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당장 내 눈에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가 매일 보고 듣는 모든 것은 어쩌면 어떤 세뇌의 결과물로 될 수 있는 것이고,

진실은 철저하게 은폐된 체, 왜곡된 정보가 선별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가? 그저 전쟁이 없는 사회만을 평화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물론, 이 땅에 전쟁은 없어져야 한다. 전쟁으로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나가기 때문에 전쟁은 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 보다 근본적인 것은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사랑이라는 것은 고통과 슬픔이 있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고통 없는 사랑이란 있을 수 없다. 슬픔 없는 사랑도 사랑이 아닐 것이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고, 그 사람 때문에 슬프다는 것은 바로 그를 사랑한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고통과 슬픔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을 알고 배워가게 된다. 

사랑 때문에 고통을 감수할 수 있다는 것, 희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대가가 설령 죽음이라 할지라도 사랑이란 감정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은 그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사랑이 어떤 사랑이든지 말이다. 아마 그것이 이 영화가 우리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메세지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오늘 더 사랑할 수 있기를, 그리고 내일도 더욱 사랑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