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비밀정원

두 남자의 뜨거운 화해와 우정, 영화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

모네그라미 2018. 6. 3. 22:48





때로 우연한 기회에 우리는 생각보다 작은 요소가 우리를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할 때가 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

으로 말이다.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에게는 단짝 친구 3명이 있었다. 그 때는 수원에서 학교를 다녔고 여중이었기 때문에 추억이

참 많았었다. 그 중에서도 유독 한 친구와 정말 친했었고, 매일 함께 하교길을 함께 하곤 했었다. 친구와 나는 코드가 잘 맞았고

그 친구와 여러 음악이야기, 영화이야기, 그리고 옛날에 짝사랑 이야기들을 하면서 정말 많이 친하게 지냈었다. 중학교는

먼 지역에서 등교하는 아이들도 있었기 때문에 매일 교문과 운동장에는 멀리 사는 친구들의 등하교를 담당하는 봉고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 봉고차를 타는 아이들은 주로 부유한 아이들이었고, 우리는 봉고차를 탈 정도의 거리를 살지는 않았기 때문에 친구와 나는

매일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다녔다. 친구와 나는 하교길에 운동장을 가로질러 정문으로 향하던 길에, 우연히 낙엽이 꽤 오랫동안

바람에 의해서 굴러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갑자기 웃음이 빵 터지면서 서로 한참을

배꼽을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때 왜 그렇게 웃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정도로 우리는 그렇게 작은 것에도

너무나 즐거워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낙엽을 보고 웃을만큼 그 때는 정말 순수해던 것 같다. 그저 별것이 아닌대도 즐거워하고 행복해했다.

봄이면 숙지산에서 우리 학교로 등교하는 그 길에 벚꽃이 만발하게 피었었다. 4월의 봄날 그 벚꽃이 핀 등교길을 걸을 때면 마치 내가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들곤 했다. 따듯한 봄 바람에 휘날리는 아름다운 벚꽃잎이 내 코를 스쳐지나가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4인방은 매일 점심을 먹고 술래잡기를 했는데, 처음에 우리가 심심해서 시작했던 술래잡기가 다른 아이들이 보기에 너무 

재미있어보였는지, 우리가 술래잡기를 하는 모습들을 물끄러미 지켜보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아이들도 자신들을 끼워달라고 하기도 

했었다. 술래잡기하다가 우리는 한번 웃음보가 터지면 웃음을 그칠줄 몰랐고, 그렇게 나의 학교 생활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중학교 2학년의

기억이었다. 그렇게 커다란 일이 아닌 매우 사소하고 작은 것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웃음을 주기도 한다.



지금 삶이 우울한가? 아니면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운가? 그럴 때는 이 영화를 봐야 한다.

바로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 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바로 피겨라는 요소와 코미디라는 부분이 함께 어우러진 것으로써, B급 감성이 충만한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지미는 어린시절부터 피겨에 특출난 소질을 보였던 고아소년이었다. 그런 그의 장래성을

보고 피겨 챔피언으로 키우기 위해서 어느 재벌은 그를 입양한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피겨의 신으로 거듭난 그는 세계 챔피온십에 

출전하게 된다. 또한 그에게는 다른 라이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채즈라고 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우한 환경속에서 자랐지만

강한 퍼포먼스와 힘있는 기술력으로 지미의 막강한 라이벌 상대였다. 그러던 그들은 세계 챔피온십에 출전하여 사상 최초로 공동 금메달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건 그들은 함께 시상하는 자리에서 서로에게 있었던 안 좋은 감정과 라이벌 의식이 폭발에 싸움을 벌이게 되고

결국 그들은 받은 금메달의 박탈과 더불어 앞으로 영구적으로 남자 피겨부문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 불운을 겪게 된다. 피겨로 부터 영구제명을

받게 된 그들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피겨선수로 활동하지 못하게 되어 이용가치가 없어지게 된 지미를 그의 양부는 버리게 되고, 지미는 신발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며 근근히 살아가게 된다. 채즈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 그는 날마다 술에 파묻혀 살게 되고, 어린이 뮤지컬에서 악당역할을

맡으며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서로의 운명에서도 앙숙 중의 앙숙인 그들은 서로가 자신의 인생을 나락에 떨어뜨려다며 원망하며 지낸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던 증, 지미는 자신이 남자 싱글 부문만 출전이 불가고 페어 부문에는 출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자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서 

채즈가 일하던 어린이 피겨 극장에서 파트너를 탐색하던 중, 우연히 채즈와 만나게 되고 그들은 또 싸움을 하게 된다. 그것을 티비로 지켜보던

지미의 전직 코치는 그들이 페어로써 함께 나아가기에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가능성을 보게 되고, 그들을 훈련시키기로 결심한다.

코치의 훈련 아래에서 맹훈련에 돌입하게 된 그들은 얼마 남지 않은 대회를 앞두고 서로 싸우면서도 열심히 훈련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페어부분에 막강한 라이벌이 있었으니 바로 페어차일드 남매였다. 그들은 페어부문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고, 늘 우승을 거머줘었다. 

그런 그들을 꺽고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는 비장의 카드가 있어야 했는데 그것은 바로 "철의 연꽃" 이라고 하는 기술이었다. 그 기술은

잘못하면 상대 파트너를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기술이었다. 그 기술을 처음 시도한 팀은 성공을 시켰으나, 결국 죽게 되었고,

완전히 성공을 시킨 팀은 아무도 없었다. 생명을 걸어야 하는 모험을 하기로 한 그들은, 결국 갖은 방해와 고난 끝에 그 기술을 성공시켰고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정말 좋았던 점 중의 하나는 일단, 아무런 생각없이 웃음이 빵빵 터지는 재미를 우리에게 선사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웃음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늘 긴장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 영화를 보다보면

나의 그런 스트레스와 고민들은 사라져 버리고 어느 덧 계속 웃기만 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다. 

또한 앙숙 중의 앙숙이었던 그들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뭉치게 되지만, 그렇게 불과 얼음과도 같았던 그들이

서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인간적인 정이 쌓이게 된다. 원래 미운정이 더 무서운 법이라고 했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서로뿐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더 미웠던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크게 싸웠었지만, 그들은 결국 하나가 되어서 하나의 목표인 금메달을 성공시키게 된다. 

어쩌면 여기서 금메달 보다도 중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화해와 우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들이 금메달을 딴 것은 부수적인 것이라 생각을 한다.

진정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알아가고 그 속에서 우정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함께 우정을 느낄 때,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는 어쩌면 서로에 대해서 알지 못해서 서로를 이해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이해고자 노력한다면 이해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게 앙숙이었던 그들은 인생 최고의 베스트프렌드가

된다. 그렇게 서로가 소중해질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하고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어려움을 함께 한다면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혹시라도 친구와 싸웠다면, 소중한 누군가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면 함께 뭔가를 시도해보자. 그 공통의 체험이 관계를 

다시 회복시켜줄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