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독일문학의 거장인 괴테의 소설이다.

괴테 이전의 독일문학은 사실 문학을 이끌어 나갈 만한 작품이나 작가가 없다고 한다.

어떻게 본다면 다른 유럽과 열강의 나라들에 비해서 문학은 뒤떨어져 있는 상태였으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 됨과 동시에

이 책은 독일의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엄청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이 책의 인기가 어느 정도 였느냐 하면 그 때 당시에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였으며 원판 외에 해적판이

7개국어로 번역해서 나올 만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베르테르가 입었던 옷과 신발을 따라서 입는 젊은이들이 많았고, 어디를 가나 이 책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큼 큰 화제를 몰고 왔다고 한다.

이 책의 출간은 가히 당시 미디어 충격이라고 불릴만큼 대단했고 이 작품으로 독일문학은 세계에서 단숨에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독일문학은 괴테 전과 괴테 이후로 나누어질 만큼 괴테의 존재감은 독일문학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


언제나 이 책을 읽고 싶었지만 워낙 이 소설이 가진 파급력이 대단해서 읽기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유는 당시 이 책을 읽고 사랑에 실연당한 

젊은이들이 베르테르 처럼 자살을 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결말은 워낙 유명해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결말은 거의 알 것이라

생각을 한다. 그래서 유명인을 따라 자살을 하는 사회적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 라고 부르기도 할 만큼 이 책은 당시에 자살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독일에서 이 책을 읽고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워낙 많아서 한동안은 이 책은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었고, 작가 괴테가 2번째 개정판을

출간할 때는 젊은이들의 자살을 막으려는 서문을 실을 만큼 큰 사회적인 이슈였다.



"모든 젊은이들은 그렇게 사랑하기를 갈망하고 모든 소녀들은 그렇게 사랑받기를 원한다.

아, 욕망 중 가장 성스러운 것. 그런데 쓰디쓴 고통이 솟구쳐 나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사랑스러운 영혼이여, 너는 눈물을 흘리고 그를 사랑한다.

너는 그의 기억을 굴욕감으로부터 구한다.

보라, 그의 넋이 그의 동굴에서 네게 손짓하는구나. 남자가 되라,

그리고 나를 따르지 말라고."



이 책의 줄거리는 약혼자가 있는 여인을 사랑하는 한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미 시작부터 금지된 사랑인 것이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따뜻한 마음씨에 첫눈에 그녀를 사랑하게 된 베르테르는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다. 그녀의 약혼자는 잠시 그녀와 떨어져 있는 상태이고, 그 시간들을 베르테르는 함께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녀에 대한 사랑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그녀를 가질 수 없음에 괴로워하게 된다.

이러한 사랑의 호소와 아픔 그리고 격정적인 감정들을 빌헬름이라는 친구에게 편지 형식으로 토로하게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작은 것들에 대한 감사를 할 줄 아는 젊은이이며, 약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당시 교만한 귀족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맑고 아름다운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그녀를 보고 사랑에 빠졌을 때는 삶에 대한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노래한다.

그렇게 깊어져만 가는 감정을 품고 그녀는 그에게 있어서 삶의 전부가 되어간다.

그러나 그녀의 약혼자가 돌아오자 이러한 사랑의 기쁨은 절망으로 바뀌게 된다. 둘이 다정하게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서 베르테르는 가슴아파하고

괴로워하게 된다. 그리고는 그녀로부터 벗어나보려고 하지만 모든 것들은 실패하게 되고 베르테르는 점점 그녀에게 집착을 하게 된다.

자신의 소망이 결국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임을 확인하고 그는 죽음으로 마감을 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전도유망한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고갔을까?

이 작품은 괴테의 친구인 예루살렘이 한 유부녀를 사랑하고 그 때문에 자살한 것과 괴테 자신이 로테라는 약혼자가 있는 여인을 사랑하고 사랑에

좌절한 이야기를 토대로 탄생한 작품이다. 어쩌면 괴테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괴테의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사랑은 절망적인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지만, 반면에 사람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사랑의 불꽃 속에 휩쓸리면 그 때부터는 나의 감정은 내 것이 아니게 된다. 

그렇기에 사랑은 격정적인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 나온 베르테의 아름다운 고백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낙원과도 같은 곳에서 고독은 내 마음에 큰 위안이 되어 주고, 이 청춘의 계절은 이따금 두려워 떠는 나의 마음을 따사로이

감싸준다네. 나무 하나하나, 산울타리 하나하나가 만발한 꽃다발과 같다네. 난 그 안에서 한 마리의 풍뎅이가 되어 향기로운 바닷속을

누비며 영양분을 찾고 싶어"


"사람이 어찌 이리도 어린애 같을 수 있단 말인가! 눈길 한 번 받고 싶어 안달이라니! 정말이지 어린애 같단 말인가.

난 걷는 내내 로테의 검은 눈동자 속에서 나 같이 어리석은 바보가 또 있을까"


"그녀는 내게 성스러운 존재네. 그녀 앞에서는 모든 욕망이 잠잠해진다네.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난 내 마음이 어떤지 도대체 

모르겠네. 마치 영혼이 나 자신을 헤집고 다니는 것 같네"


"빌헬름, 만일 이 세상에 사랑이 없면 우리의 마음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 빛이 없는 마술 램프나 다름없지 않겠나!

자그마한 램프에 불이 붙여야만 갖가지 영상이 하얀색 벽에 비치는 것 아닌가. 그것이 그저 잠시 지나치는 환영일지라도

그 앞에서 철부지 소년처럼 놀라운 광경들에 설레어한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나는 그녀를 만나리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기쁨에 겨워 아름다운 태양을 바라보며 이렇게 외치네

"오늘도 그녀를 만나리라!

그리고 하루종일 그 외의 바람은 없다네.

모든 것이 이 한 가지 소망 속으로 녹아든다네"


"아침에 답답하기 그지없는 꿈에서 깨어나면 난 그녀를 향해 헛된 팔을 뻗어 본다네. 그녀와 함께 풀밭 위에 앉아 그녀의 손에

키스를 퍼붓는 행복한 꿈에 속고 나면, 밤마다 침대에서 그녀를 찾아 헤맨다네. 아, 그렇게 잠이 덜 깬 상태로 그녀를 더듬다가

정신이 드는 순간. 눌려 있던 가슴 속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네. 그렇게 난 절망적인 미래를 예감하며 눈물을 흘렸네"


"이 가련한 인간! 정말 바보가 따로 없구나! 왜 스스로를 속이려 하는가? 끝없이 미쳐 날뛰는 이 격정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로테를 향한 기도뿐이네"


"아, 이 공허함! 여기 이 가슴에서부터 느껴지는 이 지독한 공허함! 나는 자꾸만 이런 생각을 한다네.

그녀를 한 번만, 단 한번 만이라도 안아 볼 수 있다면, 이 공허함은 완전히 메워질 텐데"



살아가면서 이러한 고백을 받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한편으로는 가질 수 없는 사랑을 갈망하는 베르테르가 너무 가여워서 마음이 아팠다. 

어쩌면 짝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사랑은 너무나 커다랗지만 그 사랑의 대상은 그 사실을 모르며, 안다고 하더라도 애써 외면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절망적일까?

그렇게 보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설령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인생에 한 번쯤은 이런 사랑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도 행운이겠지만, 이러한 사랑을 내가 한다는 것도 행복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 감정은 격정적인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고통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해도, 아프게 한다 할지라도 그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그 고통은

행복한 고통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파도 사랑을 하는 것이다. 그 행복한 고통을 겪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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