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분초를 다투거나 혹시라도 생명의 위험을 겪은 적이 있다면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 것인가?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철도 너머의 저수지에 텃밭을 가꾼적이 있었다. 거기에 콩도 심고 옥수수도
심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아빠와 엄마께서 먼저 철도를 건너서 밭을 정리하셨고 나와 동생은 호미와 그 밖에 밭일에 필요한 여러 도구
들을 챙겨서 부모님의 뒤를 따라서 갔다. 그렇게 종종 걸음으로 철도를 넘고 있었는데 멀지 않아 기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나와 동생은 너무
당황해서 허둥지둥 철도를 지나갔다. 생각보다 철도는 길었고 철도를 건넜을 때는 가파른 언덕이었다. 나와 동생이 철도를 건넌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차는 우리의 등 뒤로 지나갔고 나와 동생은 거의 낭떠러지다시피한 그 곳을 위태롭게 붙잡고 있었다. 저 멀리서 그런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부모님이 보였다. 부모님은 우리를 향해서 소리치고 있었다. 괜찮냐고 말이다. 간신히 기차가 지나가고 나서 나와 동생은 떨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낭떠러지를 조심스럽게 내려와서 부모님께 갔다. 그리고 부모님은 그런 우리를 처음에는 야단을 쳤지만 이내 다친 곳은 없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보셨다. 그 때 처음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가깝게 다가왔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한 것이 나에게 지속적인 두려움이 되지 않았던 것은 역시 나의 부모님 덕분이었다. 언제나 부모님은 내 곁에서 지켜주시기 때문에
그렇게 갑작스럽게 다가온 공포는 금새 물러가게 되었다. 영화 스피드 역시 이런 내용과 마찬가지고 할 수 있다. 죽음의 위협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생명이 죽고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사소한 추억은, 내가 처음 스피드라는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을 한다. 그 때 우리 가족은 첫 부산여행을 앞두고 매우 설레어하고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잠이 들려고 하는 찰나에 나와 동생은
잠이 오지 않아서 티비를 조금 보고 자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티비를 켰는데, 채널을 돌리다보니 우연히 외국영화가 방영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슨 영화인지 보자고 하면서 계속 보게 되었는데 어린 나와 동생이 봤을 때도 너무 재미가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주인공으로 나온 키아누리브스가
너무 멋있었다. 동생과 나는 그 자리에서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었고, 결국 끝까지 다보고 말았다. 내일이 부산여행 첫날인데, 영화가 너무 재미가
있어서 부산여행은 잊혀질 뻔한 추억이 있었다. 나의 어린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고 할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인 잭은 동료와 함께 엘레베이터 테러를 막은 공로로 훈장을 받게 된다. 그들은 경찰이고, 잭의 겁없는 행동으로 인해서 엘레베이터에 갇힌
시민들은 무사히 구출이 된다. 범인을 검거하려는 상황에서 잭의 동료는 부상을 입게 되지만 그로 인해서 범인의 얼굴을 직접 보게 된다. 자신의 계획을 망친 범인은 잭에 대한 앙심을 품게 되고, 그로 인해서 버스 테러가 발생하게 된다. 버스는 바로 2525라는 버스로 범인의 조건은 바로 시속 50km를 넘었을 때
50km 이하로 달리게 되면 버스에 부착된 폭탄이 터지게 된다는 것이다. 수 많은 시민들이 버스에 탄 상황에서 잭은 그 버스 안으로 들어간다.
버스기사의 부상으로 인해서 버스에 탄 애니라는 여성이 운전대를 잡게 되고, 잭은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방법을 강구한다. 범인은 바로 전직 경찰관으로 폭탄전문가였기 때문에 이 모든 일들을 치밀하게 꾸민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가지만 그럼에도 잭은 흔들림 없이 모든 상황을 침착하게 통제해나간다. 범인의 헛점을 이용해서 안전하게 승객들을 구출하였으나, 이에 분노한 범인은 잭을 옆에서 돕던 애니를 납치하게 되고
잭과 범인의 마지막을 향한 숨막히는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이 영화는 내가 생각했을 때 아마 시대를 앞서나가는 영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기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스토리라인과 긴박함
그리고 절묘한 액션들이 우리의 눈을 조금도 쉬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당시의 시대에 보았더라면 어쩌면 충격을 받을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오랜 시간이 흘러 지금에 와서 본다고 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영화로 인해서 당시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은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목숨이 긴급한 상황에서 나도 남을 구하기 위해서 내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 속으로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을까 나 자신에게 묻곤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서 희생을 할 각오를 한다는 것은 평소에
마음먹지 않고서는 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을 한다. 여름밤에 갑자기 찾아온 설레임처럼, 이 영화는 앞으로도 오래오래 내 마음 속에 남을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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